진주만 공습 직전까지 일본에 주어진 '세 번의 기회'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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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12.04 13:14

    왜 전쟁까지 표지

    왜 전쟁까지
    카토 요코 지음 | 양지연 옮김 | 사계절 | 440쪽 | 2만1000원


    태평양전쟁으로 나아가기까지 일본에 주어진 세 번의 기회와 결정, 만약 그때 일본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일본 도쿄대에서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는 역사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정해진 과거에 ‘만약’을 가정하고 실제 결과와는 다른 선택지를 살핌으로써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이다.

    전작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에서 청일전쟁에서 태평양전쟁까지 이어진 일본의 근현대 50년을 탁월한 시각으로 분석했다고 평가받은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기까지 10년간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검토하고 어떤 선택을 내렸는지를 추적한다.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미국은 역사상 처음이자 유일하게 본토를 공격받았고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두 발의 원자폭탄과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전쟁은 막을 내렸다. 그런데 저자는 이보다 앞서 일본제국이 전쟁이 아닌 평화를 선택할 수 있었던 세 번의 기회에 주목한다.

    이 책은 일본의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2015년 1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진행한 강의를 바탕으로 집필됐다. 강의에서 저자는 일본이 직면했던 상황을 설명하고 학생들은 질문을 통해 '역사의 가정'을 확장시켰다. 책에서 학생과 선생이 서로의 나침반이 되어 역사의 장면을 재현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문답의 리듬을 따라가며 일본과 세계가 나누었던 대화를, 그들이 검토했던 계획을, 그리고 최종 결정의 순간을 들추어 보는 사이에 군사대국화를 추진하는 지금 일본의 모습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2015년 8월 15일, 아키히토 천황은 전국전몰자추모식에서 "과거의 전쟁을 깊이 반성함과 동시에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후인 9월 19일, 일본 참의원은 안보법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일본 자위대는 '자위'의 개념을 넘어 해외에서 군사활동을 벌일 수 있는 군대로 성격이 바뀌었다. 아베 내각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군대를 보유하지 않는다'라고 적힌 이른바 '평화헌법'에 자위대의 존재를 새겨 넣기 위한 작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마주하며 이 책은 일본과 세계에 질문을 던진다. 지난 세기의 오판을 벌써 잊어버렸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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