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ㄴ자 골목따라 밥집·술집·찻집… '원스톱 회식' 딱이네요

동부이촌동은 일본인이 많이 살아 '리틀 도쿄'라고도 불린다. 그래서 '일식집'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알고 보면 동네 구석구석에 개성 있는 맛집이 많다.
동부이촌동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공무원 시장'이라 불리는 이촌종합시장 골목에 가는 것이 좋다. 밥집은 물론 선술집과 커피숍까지 모여 있다.

    입력 : 2018.05.11 04:00

    이촌동 공무원市場, 이촌종합시장 주변 맛집

    이촌역에서 5분 거리
    옛 공무원아파트 옆 수십년 터줏대감 식당, 새로운 맛집 섞여있어

    추억의 맛집
    백반·청국장 한식집 치킨·떡볶이·횟집… 옛맛 간직해 인기

    한쪽은 강변북로, 반대쪽은 철로로 둘러싸인 동부이촌동은 청담동·이태원 등 다른 지역에선 볼 수 없는 특유의 분위기를 갖춘 곳이다. 들쑥날쑥 다른 높이의 오래된 건물이 양쪽 도로변으로 늘어서 있고, 각 건물엔 이곳을 오랫동안 지켜온 상점들이 자리 잡고 있다. 사실 '동부이촌동'은 행정구역상 명칭이 아니다. 이촌1동이 정확한 이름인데, 그렇게 부르는 사람은 없다. 한강대로를 사이에 두고 서쪽은 서부이촌동이라고 하지만, 역시 이촌2동이 정식 명칭이다.

    1 차분한 분위기의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배재란 커피클래스’. 커피를 주문하면 그 즉시 원두를 갈아준다.
    1 차분한 분위기의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배재란 커피클래스’. 커피를 주문하면 그 즉시 원두를 갈아준다.

    동부이촌동은 일본인이 많이 살아 '리틀 도쿄'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맛있는 일본 음식점도 많다. 1인 가구보다 가족 세대가 많아 이자카야 같은 곳에서도 아이와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대부분 동부이촌동이라 하면 '일식집'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알고 보면 동네 구석구석에 개성 있는 맛집이 많다.

    동부이촌동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공무원 시장'이라 불리는 이촌종합시장 골목에 가는 것이 좋다. 이촌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곳으로 수십년째 영업 중인 식당과 새로운 음식을 선보이는 맛집이 뒤섞여 있다. '공무원 시장'이라 불리는 이유는 공무원아파트(현 한가람아파트) 옆에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 골목의 묘미는 'ㄴ'자로 꺾인 골목 안에서 1차와 2차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다는 점이다. 밥집은 물론 한잔 기울이기 좋은 선술집과 달콤한 것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커피숍까지 모여 있다. 취향 따라 기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된다. 시간이 늦어져도 걱정 없다. 늦은 시간에도 이 동네엔 택시가 많다. 택시 타고 들어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촌역에서 시장 골목으로 가는 길, 사람들이 길게 줄 선 가게를 볼 수 있다. 개그우먼 이영자가 방문해 유명해진 두부집 '이두부야'다. 국산 콩으로 만든 콩물, 모두부, 콩비지 등을 판다. 걸쭉하고 고소한 콩물이 인기다. 서리태 콩물(큰 병)은 7000원, 백태 콩물(큰 병)은 5000원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2 벽 한 면이 술로 채워져 있는 ‘헬카페 스피리터스’는 낮에는 카페, 밤에는 바(bar)로 운영된다. 3 이촌동 ‘공무원 시장’ 골목엔 음식점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시장 골목으로 들어가면 'ㄴ자 거리'가 나온다. '맛있는 밥집'(02-711-5851)은 11년째 백반, 청국장, 오삼불고기 등 한식을 파는 곳이다. 조그마한 가게 안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영업 7년 차인 '곱사랑'(02-794-7446)은 양구이와 대창 등 소 곱창을 판다. 횟집 '회사랑'(02-794-8833)도 인기 많다. 매일 활어를 들여와 선보인다. 이 외에도 '한강치킨'과 '스마일떡볶이'는 오랜 역사를 지니면서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곱사랑' 주인은 "이곳 식당들이 맛은 평범하지만 여전히 인기 있는 이유는 10~20년이 지나도 옛맛을 그대로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며 "옛 추억을 떠올리며 이곳 식당들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젊은 감각을 뽐내는 곳도 있다. 오래된 골목길 검은색 외관에 노란색으로 'The Bo'(02-790-3060)라고 적어놓은 식당은 이탈리안 다이닝바다. 독일 디자이너가 외관을, 미국 디자이너가 인테리어 디자인을 했다고 한다. 위스키·와인·스카치 등 갖가지 주류와 이에 어울리는 음식을 선보인다. 크림치즈 위에 호두와 곶감을 올린 뒤 종이처럼 얇게 썬 프로슈토 햄으로 감싼 뒤 토치로 살짝 구워낸 '프로슈토 스시', 가지와 돼지고기, 파르마산 치즈로 만든 리조토볼 튀김 아란치니가 인기다. 이곳 김보현 사장은 "동부이촌동 시장 골목은 사랑방처럼 주민들이 밥 먹으러 와 쉬었다 가는 곳으로 신구 세대가 합쳐지는 장소"라며 "골목이 좁아서 누군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면 소문이 나서 다시 오기 어렵다. 만취객이 별로 없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라며 웃었다.

    신용산초등학교 건너편엔 일식과 양식 퓨전 비스트로인 '르미야'(02-797-9135)가 있다. 르미야는 프랑스어의 'Le'와 일본어로 맛집을 뜻하는 '味屋'을 합친 단어다. 목재 문을 열고 들어가면 유럽풍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분홍색 벽과 카키색 소파, 앤티크 조명이 손님을 반긴다. 천장 일부가 유리여서 햇볕이 따스하게 들어온다. 갓김치 소스에 통삼겹살을 구워 올린 '갓김치 페투치네'(1만4900원), 불닭 위에 깻잎을 올린 '불닭 파스타'(1만3900원), 돼지불고기와 양배추 샐러드를 곁들여 먹는 일본 카레 '쇼가야키 카레'(1만900원) 등의 퓨전 음식을 선보인다. 테이블은 총 6개로 예약은 받지 않는다. 채광이 따뜻한 분위기를 원하면 낮에, 조명이 은은한 분위기를 좋아하면 밤에 가는 게 좋다.

    이미지 크게보기
    4 두부집 ‘이두부야’에서 판매하는 모두부와 콩물. 5 퓨전비스트로 ‘르미야’의 ‘갓김치 페투치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배재란 커피클래스'(02-790-3369)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주인 이름을 상호를 쓰는 이 가게는 생두 감별부터 로스팅까지 모두 다 주인이 직접 한다. 커피를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원두를 갈아 핸드드립으로 내려준다. 실내를 가득 메우는 고소한 커피향에 기분이 좋아진다. 원목 테이블과 의자로 내부가 꾸며져 있어 차분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다. 커피를 마시며 홀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입구에는 브라질·스페인·체코와 폴란드 등에서 사모은 크고 작은 찻잔이 진열돼 있다.

    공무원 시장 건너편 이촌한강맨션 상가 2층에 있는 '헬카페 스피리터스'(070-7612-4687)는 이촌동의 숨은 명소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에스프레소에 스팀 밀크를 얹은 플랫화이트(flat white)로 '헬라떼'(9000원)라고 부른다. 바리스타가 테이블로 찾아와 에스프레소가 담긴 잔에 스팀 밀크를 따라준다. 낮에는 일반 카페지만 오후 7시부터 바텐더가 운영하는 바(bar)로 변신한다. 벽 한 면이 위스키·럼·테킬라 병들로 채워져 있다. 메뉴에 칵테일은 없지만 취향과 선호하는 맛을 말하면 만들어 준다. 오후 7~9시는 바리스타와 바텐더가 한 장소에 같이 있는 시간으로 커피와 술 모두 주문할 수 있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은 시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빵집 '몽상클레르'(02-790-8003)가 반갑다. 일본 유명 파티쉐 쓰지구치 히노로부가 문 연 곳이다. 국내 다른 지점과는 달리 동부이촌동점은 유일하게 매장에서 빵을 직접 만든다. 홋카이도산 생크림을 넣은 크루아상과 헤이즐넛 소보루빵이 유명하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