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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캐나다 퀘벡… 겨울밤의 찬란한 풍광, 도깨비도 못 봤을 걸

    입력 : 2018.02.09 04:00 | 수정 : 2018.02.11 12:49

    영하 20도 퀘벡에 가다

    1년의 절반이 겨울적설량 평균 4m
    얼음썰매·스케이트장… 겨울 휴양지로 개발돼

    125살 샤토프롱트낙 호텔
    2차대전 후 퀘벡회담 루스벨트·처칠 회동
    히치콕 감독의 영화 '나는 고백한다' 촬영지

    성곽도시 퀘벡
    밤이면 성벽 곳곳과 골목에 은은한 조명
    강물에 비치는 성곽 페리서 보는 야경 일품

    의사당 앞 겨울 카니발
    얼음으로 성 세우고… 공연·조명 쇼 보면서
    얼음잔 칵테일 한잔

    개썰매 체험도
    차로 20분 거리에 스키장만 세 곳
    아이스호텔서 숙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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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 질 녘 퀘벡 풍경에 한참 넋을 빼앗겼다. 가운데 드라마 도깨비로 유명해진 샤토 프롱트낙 호텔이 있고, 그 오른쪽 세인트로렌스강 위로 얼음이 흐른다. 프랑스 식민 초기, 퀘벡은 모피 무역과 조선업으로 번성한 상업도시였다. / 퀘벡=이태훈 기자
    이 풍경, 도깨비도 못 봤을 것이다.

    겨울 캐나다 퀘벡은 낮에 아름다웠고 밤에 빛났다. 영하 20도 쯤에 붙잡혀 올라올 줄 모르는 수은주처럼, 마음은 오밀조밀한 퀘벡의 풍광에 붙잡혀 헤어나지 못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건 드라마 '도깨비' 속 달달한 가을 퀘벡. 도깨비 김신(공유)과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이 '땅에 닿기 전에 낙엽을 잡으면 첫사랑이 이뤄진다'며 알콩달콩하던 그 도시다. 하지만 퀘벡의 상징인 샤토 프롱트낙 호텔 로버트 머큐어 총지배인은 "퀘벡은 예부터 캐나다와 미국 동부 지역 사람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 겨울 휴양지였다"고 했다. "올해 호텔이 문을 연 지 125주년입니다. 문화적·역사적으로 '뉴 캐나다'의 시작인, 호텔 이상의 의미를 갖는 명소지요. 퀘벡은 처음부터 얼음 썰매와 스케이트장, 크리스마스용품 가게와 주변 스키장 등 겨울 휴양지로 개발됐고, 그 중심에 샤토 프롱트낙이 있었답니다." 드라마 속 도깨비가 천연덕스레 "내 거"라고 했던 바로 그 호텔. 히치콕 감독이 이곳에서 영화 '나는 고백한다'를 찍었고, 루스벨트와 처칠이 만나 2차 대전 종전과 그 이후를 논의한 퀘벡 회담이 열린 장소다. 로비의 엘리베이터 앞 황금색 우체통이 먼 나라에서 온 손님을 반긴다. 기억을 잃은 도깨비 신부가 오래전 자신이 쓴 편지를 다시 만났던 그 우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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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퀘벡 인근의 개썰매 체험 모습. ② 44개 객실을 갖추고 매년 15만명이 방문하는 아이스 호텔. ③ 퀘벡시티 내 플레이스 로얄과 프레스코 벽화 야경. ④ 퀘벡 겨울 카니발의 얼음으로 지은 성(城). / 이태훈 기자
    호텔 뒷골목을 빠져나와 옛 군영(軍營) 시타델을 향해 야트막한 언덕을 오른다. 퀘벡은 11월부터 4월까지 1년의 절반이 겨울. 적설량이 평균 4m 정도다. 아무도 걷지 않은 하얀 눈밭, 무릎까지 발이 빠지는데도 싫지가 않다. 걷다 뒤돌아보니 김신과 지은탁이 함께 바라보던 샤토 프롱트낙 호텔과 퀘벡시티의 풍경이 어느새 거기 와 있다. 해 질 녘 푸르스름하게 물든 풍경에 추위도 잊는 것 같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어둠. 불을 켠 호텔과 도시가 우아하게 빛난다. 이런 풍경은 사진기보다 마음에 담아가는 것이다.

    퀘벡에 왔으니 도깨비 촬영지를 돌아볼 차례. 겨울에 얼어붙어 미끄럽기로 악명 높은 '목 부러지는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가면, 퀘벡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프티 샹플랭 거리다. 식당이며 기념품점, 옷가게와 갤러리들이 모두 잘 그린 동화책 속에서 방금 빠져나온 듯 깔끔하다. 이 거리의 중간쯤에 도깨비가 서울과 퀘벡을 드나들던 자주색 나무 문이 있다.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한국 등 아시아 관광객들이 밤낮없이 줄을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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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퀘벡의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 ① 호텔 프롱트낙 로비의 황금빛 우체통. ② 도깨비가 서울과 퀘벡을 드나들던 자주색 문. ③ 사철 크리스마스용품을 파는 상점 부티크 노엘. / 이태훈 기자
    프티 샹플랭 거리를 돌아 나서면, 프랑스 식민지 초기 퀘벡 주민들의 모임 장소였던 플레이스 로얄 건물을 만난다. 좁은 골목에 고풍스러운 석조 건물이 늘어서 있어 프랑스 지방 소도시에 온 것 같다. 제국 프랑스가 가장 강대했던 시절을 지배한 태양왕 루이 14세 흉상에 살짝 인사를 하고, 고개를 돌리면 퀘벡주 최고(最古) 석조 건물 '승리의 노트르담 교회'.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주인공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체포되는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한쪽 벽엔 5층 높이의 벽화 '퀘벡의 프레스코화'가 있다. 퀘벡 역사의 중요 인물 15인을 실물 크기로 그려 넣었다. 설명 판과 그림을 번갈아 보며 그들이 살았던 시대를 상상한다.

    경사진 언덕길을 걸어 호텔 방향으로 올라가면, 역시 도깨비에 등장했던 크리스마스용품 상점 '부티크 노엘'이 있다. 일년 사철 내내 성탄 음악이 흐르고 성탄용품을 살 수 있는 곳이다. 아기자기한 소품들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것도, 지갑 속 현금 잔고도 깜빡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캐나다 퀘벡

    퀘벡은 멕시코 이북 아메리카 대륙 유일의 성곽 도시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올드 퀘벡시티를 둘러싼 성벽 길이가 4.3㎞. 성벽 곳곳과 골목마다 조명이 켜지는 밤이 특히 아름답다.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은 은은한 빛이다. 세인트로렌스강이 내려다보이는 구도심 성곽과 샤토 프롱트낙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는 또 하나의 방법은 강 건너 레비섬으로 가는 페리를 타는 것이다. 얼음이 떠다니는 강 위로 페리가 느릿느릿 미끄러지면, 강물에 비치는 성곽의 아름다움에 숨이 막힌다. 불과 50여㎞ 밖에는 북대서양 바다가 있다. 굽이 돌아 흐르는 강을 보고 있으면, 북 프랑스 노르망디의 해안 도시를 떠올리게 된다. 처음 이곳에 식민지를 건설한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퀘벡주 의사당 앞 공터에선 퀘벡의 겨울을 더 아름답게 밝히는 겨울 카니발도 열리고 있다. 얼음으로 성을 세우고 각종 공연과 조명 쇼 등이 이어진다. 꽁꽁 어는 추위 속에 얼음으로 만든 잔에 부어 마시는 칵테일 맛은 마셔본 사람만 알 수 있다.

    중남미에서는 스페인계가 자리를 잡았지만, 17세기 초 북미에 먼저 발을 딛은 건 프랑스계였다. 1604년 지금의 대서양 지역 아카디아에 이어, 1608년 퀘벡시티에 프랑스인 정착 마을을 건설한다. 1763년 영국에 최종적으로 패배하기 전까지 이 지역은 프랑스의 식민지 '뉴 프랑스'였다. 대서양 식민지를 놓고 영국과 프랑스가 벌인 전쟁은 찬란한 문학작품도 낳았다. 미국 시인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의 서사시 '에반젤린'. 전쟁 때문에 결혼식 전날 약혼자와 헤어진 프랑스 식민지의 미녀 에반젤린 이야기다.

    두 나라의 전쟁이 마무리된 곳도 퀘벡이다. 퀘벡시티 아브라함 평원이 뉴 프랑스의 운명을 결정한 양국 군의 전투가 벌어졌던 곳. 그때 프랑스군은 전멸했지만, '전장(戰場) 공원'으로 바뀐 이곳엔 강가로 상륙해 돌격해 오는 영국군을 향해 불을 뿜었던 프랑스군 대포가 지금도 강 방향으로 정렬돼 있다. 하지만 곧 미국 독립전쟁이 일어나면서, 등 뒤에 적을 둘 수 없었던 영국은 퀘벡의 프랑스인들에게 언어 교육 등 자치권을 허용한다. 퀘벡이 지금도 프랑스어를 쓰는 북미 속 작은 프랑스처럼 남게 된 역사의 아이러니다.

    퀘벡시티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 안에는 부지런한 관광객이 놀 만한 곳이 몰려 있다. 스키장만 세 곳이고, 개 썰매와 서바이벌 체험도 가능하며, 얼음으로 지은 '아이스 호텔'에서 자 볼 수도 있다. 나이아가라보다 더 높은 몽모렌시 폭포도 있다. 퀘벡시티의 호텔에서 관련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다.

    페어몬트  샤또  프롱트낙  호텔 :  www.fairmont.com/frontenac-quebec
    퀘벡시티  관광청 : www.quebecregion.com
    도깨비 촬영지 퀘벡시티 여행일정 보기: www.keepexploring.kr/mosaic/travel/tView/qc

    ♣ 바로잡습니다
    ▲9일자 C10면 캐나다 퀘벡 기사 제목 중 '차란한'은 '찬란한'의 잘못이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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