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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도쿄올림픽 담당 장관의 '까만 금메달'

    입력 : 2018.02.09 04:00

    [김미리와 오누키의 friday talk]

    프라이데이 토크
    말 많았던 평창올림픽의 막이 드디어 오늘 밤 오릅니다. 이젠 본론에 집중할 때. 오늘 밤부터 불태워볼까요?

    오누키(이하 오): 며칠 전에 일본 본사에서 기자 스무 명이 올림픽 취재하러 평창에 왔어요. 이제 정말 시작이구나 실감이 나네요.

    김미리(이하 김): 스무 명요? 관심이 대단한가 봐요.

    : 아무래도 일본 입장에선 평창올림픽이 2020년 도쿄올림픽 직전에 열리는 올림픽이다 보니 관심이 많아요.

    : 그사이 정치적 이슈 때문에 올림픽 자체에 대한 관심이 뒷전으로 밀려 아쉬웠어요. 며칠 전 평창 취재 간 후배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라이벌 이상화 선수하고 고다이라 나오 선수가 링크에서 마주친 장면, 영국 선수들이 자전거 타면서 선수촌 누비는 풍경을 페이스북에 올린 걸 봤어요. 평소 같으면 이런 풍경들이 미디어에 자주 등장했을 텐데 이번엔 북한 기사에 묻혀 버렸네요.

    : 우리 신문사에선 국제 스포츠 행사 취재 때 사회부 기자를 취재단에 포함시켜요. 휴먼 스토리 담당인데 이번에 파견된 사회부 기자는 아예 북한 기사를 전담하게 됐어요. 일본에서 가장 관심 있는 경기는 오는 14일 열리는 남북 단일팀 '코리아'와 일본의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고요.

    : 북한이 이슈이긴 하지만 그래도 엄연한 주인공은 선수! 오늘 밤 성화대에 불붙으면 스포트라이트가 선수들에게 제대로 맞춰졌으면 해요.

    : 지난달 중순에 스즈키 다이치 일본 스포츠청 장관이 성화 봉송하러 한국에 왔다가 일본인학교에 들렀어요. 스포츠청은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서 일본 정부가 2015년 만든 신설 부처인데 여기 초대 장관을 맡은 사람이에요. 이분이 학교에 와서 서울과의 특별한 인연을 꺼내며 아이들에게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들려줬어요.

    : 도쿄올림픽 담당 장관이 서울과 맺은 인연? 어떤 사연인가요.

    : 스즈키 장관은 30년 전 88서울올림픽 남자 100m 배영 금메달리스트 출신이에요. 이날 수업에 88올림픽 때 목에 걸었던 금메달을 가져와 아이들이 만져보게 했어요.

    : 그 귀한 금메달을 만지게 했다고요?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이 됐겠어요.

    : 스즈키 장관이 "오랜만에 메달 꺼내 보니 금이 꺼멓게 변했네요. 이젠 금메달이 아니고 동메달이네요" 하고 농담했어요. 들어보니 생각보단 묵직하더군요. 메달리스트가 훈련한 시간, 고통, 피눈물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어요.

    : 한 사람의 인생을 든 느낌이었겠네요.

    : 메달을 보여주면서 LA올림픽과 서울올림픽, 두 번의 올림픽에 나간 이야기를 해줬어요. 정말 열심히 했기에 어떤 결과가 나와도 후회하지 않을 자세가 돼 있었다고, 모든 선수가 그런 마음가짐으로 준비한다면서요.

    : 말이 그렇지 막상 실패의 순간을 대면하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 배영 100m 결승 때였대요. 장내 아나운서가 출전 선수들을 한 명씩 호명하는데 1번 레인 선수가 자기 이름이 불리자 갑자기 모든 선수에게 악수를 건네더래요. 무언(無言)의 악수였지만 눈빛이 말하는 것 같더래요. '우리 모두가 흘린 4년간의 땀방울에 경의를!'

    : 진정한 스포츠맨십이군요. 그 누구도 아닌, 경쟁자의 응원과 인정! 평창에서도 이런 장면이 많았으면 해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말했다죠. "I can accept failure, everyone fails at something. But I can't accept not trying(실패를 받아들일 준비는 돼 있다. 누구나 실패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행여 메달 못 땄다고 고개 떨굴 선수들에게 미리 말하고 싶어요. 무수한 땀방울 흘렸을 당신은 이미 인생의 메달리스트라고.

    (※한국과 일본의 닮은꼴 워킹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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