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새해엔 '작身삼일'

작심삼일(作心三日). 최근 취업포털의 조사에 따르면, '작심삼일로 끝날 것 같은 새해 계획' 중 '다이어트 및 건강관리'(60.5%)가 1위를 기록했다.
사무실, 부엌, 거실, 침실까지 사방이 헬스장… 'friday'가 피트니스 전문가들로부터 '헬스장 찾아가지 않아도 실천할 수 있는 무술년 건강관리법'을 들어봤다.

    입력 : 2018.01.05 04:00

    [Cover Story] 몸 만들기 작심하셨나요?… 집·사무실에서 일주일에 3일만 운동해보세요

    새해 단골목표 '운동'… 10가지 맨몸 운동으로 작심삼일 벗어나자
    헬스장 '기부 천사'는 이제 그만… 버스 좌석·싱크대를 '나만의 헬스장'으로

    버스에서 잠만 잘건가요?
    앉았다면 무릎 사이에 가방 끼우고 '30초 버티기'
    서 있다면 '까치발 운동' 두 정거장 전 내리기도 꼭

    점심식사 후 계단 오르기
    기왕 오를거면 두 칸씩 무릎 높게 올릴수록 좋아
    책상 앞 스트레칭은 필수 팔·어깨 근육 자주 풀어야

    TV는 '투명의자'에 앉아서
    허벅지는 무릎과 수평으로 양팔 올린 후 앉았다 섰다
    축 처진 엉덩이 제대로 '업' 양치하며 '뒤차기'도 꼭

    엎드려뻗친다. 이것은 방만한 생활로 제 몸매를 망가뜨린 자신에게 내리는 엄벌. 양 팔꿈치를 구부려 땅에 대고, 발뒤꿈치부터 허리, 등은 곧게 편다. 염치는 없으니 얼굴은 땅으로 떨어뜨린다. 직각삼각형 자세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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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은 훌륭한 ‘나만의 헬스장’이다. ‘시간 없어서 운동 못 했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침대·수건·요가 매트 같은 집 안 물건만 잘 활용해도 하루 버티는 데 필요한 기초 체력을 충분히 기를 수 있다. 2017년 ‘머슬마니아 라스베이거스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성준(30)씨가 집에서 하는 맨몸 운동 시범을 보이고 있다. 최씨는 “일주일에 세 번, 꾸준히 작신삼일(作身三日)만 해도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터미네이터'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말했다. "네 몸에서 흔들리는 건 모두 지방"이라고. 엎드린다는 것은 중력의 법칙에 따라 흘러내리는 것을 잡아내 제 몸 상태를 가늠하는 방법. 착 달라붙은 트레이닝복 하의 아래로 볼록한 뱃살과 근육 없는 가슴이 물풍선 모양을 그린 채 늘어져 있다.

    이제 본격적인 버티기에 들어간다. '괜찮은데?' 그러나 자만은 15초를 넘기지 못한다. 이두근과 삼두근부터 경련이 찾아온다. 전율은 이내 온몸으로 번진다. 사시나무 떨 듯 부들거리는 몸. 무너지지 않으려 주먹 꽉 쥐고, 괄약근을 힘껏 조인다. 발열이 시작되자 온갖 땀구멍에서 짠물이 흘러내린다. 이마, 겨드랑이에 이어 항문 주변까지 축축해질 때쯤, 드디어 시계 초침이 한 바퀴를 돌았다. 60초. 이렇게 맨몸운동 '팔꿈치 플랭크(elbow plank)' 1회가 끝난다.

    플랭크 일러스트

    한국인은 삼세번에 득한다고 하니, 두 번만 더 나를 혼내주기로 한다. 같은 자세, 같은 시간으로 두 번 더 엎드려뻗친다. 금방 무너질 줄 알았는데, 간사한 몸은 이 동작에 금세 적응했다. '할 만한데?' 건방 떨 때쯤 다시 고통이 찾아온다. 처음보다 팔뚝의 진폭이 커지고, 강진(强震)을 만난 건물처럼 온몸이 춤추듯 흔들린다.

    손 찜질로 짓눌려 있던 팔꿈치를 달래고, 옷 사이에 펄럭펄럭 바람을 넣어 땀을 식힌다. 마지막 한고비. 끝이 보인다. 다시 엎드려뻗치자, 관자놀이 옆 핏줄이 시퍼렇게 서고,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오른다. 등판에는 이미 땀에 젖은 티셔츠가 달라붙어 있고, 팬티에는 복숭아 갈라지는 지점을 따라 땀 선이 그어져 있다. 땀내가 코로 올라올 때쯤 초침이 결승선을 통과한다.

    단지 엎드려 있었을 뿐인데 전력질주 한 것처럼 온몸 근육이 바짝 섰다. 축 늘어질 줄 알았는데, 되레 몸이 가볍다. 엎드린다는 건 벌인 줄만 알았는데 상이었던 것이다. 고교 시절 지각할 때마다 "엎드려뻗쳐" 하던 학생 주임의 진심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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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벽두, 야심 차게 끊은 헬스장 회원권. 땀이 주는 고통과 희열을 만끽한다. 그러나 일주일, 열흘이 지나면서 출석률이 점점 떨어진다. 한 달 후, 연초 사흘간 올라탔던 러닝머신이 일년 중 마지막 뜀박질이었음을 자각한다. / 조선일보DB

    작심삼일(作心三日). 결심한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하고 곧 느슨하게 풀어질 때 우리는 의지력이나 결단력을 욕했다. 새해, 굳은 결의로 혹은 습관적으로 세운 계획들 대부분도 사흘의 고비를 넘지 못할 것이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작심삼일로 끝날 것 같은 새해 계획' 중 '다이어트 및 건강관리'(60.5%)가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둘째로 많은 응답은 같은 범주에 속하는 '운동'(31.9%)이었다. 'friday'가 피트니스 전문가들로부터 '헬스장 찾아가지 않아도 실천할 수 있는 무술년 건강관리법'을 들어봤다. 출근길 올라탄 버스와 지하철부터 사무실, 부엌, 거실, 침실까지 사방이 헬스장이다. 시간이 없어 운동하지 못했다는 말은 결국 핑계라는 것. 전문가들은 최적의 건강관리법으로 최소 일주일 중 세 번은 운동하기, '작신(身)삼일'을 꼽았다.

    작년 6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헬스장 관련 피해구제 조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총 3915건의 피해구제 민원이 접수됐고, 이 중 89.8%(3515건)가 '환급 또는 중도 해지 위약금 문제'로 나타났다. 정월 벽두에는 단호한 결의로 값비싼 회원권을 끊지만, 얼마 못 가 "돈 내놔라" "돈 못 준다" 헬스장 주인과 말싸움하면서 운동을 끝낸다. 프리랜서 트레이너 민모(29)씨는 "3개월 이상 장기 이용권을 끊은 회원 10명 중 9명은 채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진다. 이런 사람들이 이듬해 1월 또 회원권을 끊고, 또 안 나온다. 헬스장 주인에겐 '기부 천사'인 셈"이라고 했다.

    최성준 트레이너는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고 싶을 땐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평소에 운동을 습관화하려는 노력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최성준 트레이너는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고 싶을 땐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평소에 운동을 습관화하려는 노력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friday'가 만난 전문가들은 "운동 시작할 때 헬스장부터 찾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생존 체력: 이것은 살기 위한 최소한의 운동이다'를 쓴 이소영(36)씨는 "격무나 살림, 육아, 공부에 지친 일반인들에게 현실적으로 필요한 건 '식스팩'이나 'S라인'이 아니라 하루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이라고 했다. 지난해 머슬마니아 세계대회 우승자인 최성준(30)씨는 "특별한 운동기구 없이도 사무실, 집 모두 훌륭한 '나만의 헬스장'이 될 수 있다"며 "단순해 보이는 운동이라도 일주일에 세 번, '작신삼일(作身三日)'만 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이 추천한 생활 속 '맨몸 운동'(기구 없이 하는 운동) 중 10가지를 추려 직장인의 하루 일과에 대입해봤다.

    맨몸운동 타임테이블

    오전 7시: 출근길

    서울 신촌동 원룸에서 광화문 직장으로 향하는 273번 간선버스 안. 탑승문 바로 앞 간격이 넓은 의자에 앉는다. 신촌역과 이대역, 서대문역을 거치며 들어찬 출근길 직장인과 등굣길 대학생들로 버스는 이내 만원을 이룬다. 탑승객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히터 바람과 섞여 창문을 뿌옇게 만든다. 버스가 정차할 때마다 손잡이 잡고 선 대열이 이리저리 춤을 춘다.

    그사이 출근길 만원 버스 의자를 차지한 자라면, 두꺼운 책이나 가방을 양 무릎 사이에 끼우고, 그것이 떨어지지 않도록 버텨보라. 말랑말랑하던 허벅지와 종아리, 엉덩이 근육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20초 정도 지나면 다리 사이의 그것은 서서히 미끄러져 내리기 시작한다. 무릎을 이탈하기 전 힘 주어야 하는 신체 부위는 항문. 괄약근을 바짝 조여 안간힘으로 버텨본다. 그렇게 30초씩 여러 번, 신촌역을 출발한 버스가 서대문역을 지나 광화문역에 당도할 때까지 15분간의 '아침 운동'이 끝난다.

    낮 12시~오후 6시: 사무실

    다이어트에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 법칙이 있다. 먹고 찐 살은 안 먹고 빼야 한다는 것. 몸은 음식으로 섭취한 칼로리를 다 소모하지 않을 경우, 착실하게 살로 만든다. 운동을 하려는 목적이 다이어트라면 운동도 중요하지만, 일단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을 줄여야 한다. 통상 운동으로 하루 동안 소모할 수 있는 칼로리는 최대 500㎉. '많이 먹고 많이 운동해서 뺀다'는 주장은 애초에 성립되지 않는 낭설이다.

    점심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간다. 내 자리는 11층에 있지만, 8층에서 내려 비상구로 향한다. 어릴 적 재미 삼아 계단을 두 칸씩 올라갈 때 부모님은 "다친다"며 걱정했지만, 실효로 따지면 '한 칸 오르기'보다 배는 뛰어난 운동법이다. 한 번에 두 칸, 세 칸을 올라야만 유산소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길이 잘 닦이지 않았거나 돌계단 간격이 넓은 등산로를 힘차게 오르는 것과 같은 효과. 무릎을 가슴 높이까지 올릴 때마다 엉덩이는 시큰, 종아리는 뻐근하다. 천장이 무지막지하게 높은 건물이 아니라면 층 하나를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초 남짓. 바짓가랑이 찢어지지 않을 선에서 다리를 쫙쫙 펴 오르는 게 포인트다.

    책상 앞에서 컴퓨터 두들기는 직업이라면, 틈틈이 굳은 몸을 스트레칭 해주어야 한다. 목 돌리기, 팔 돌리기는 기본. 팔은 어린 시절 '코끼리 코' 놀이할 때 모양으로 만든 후 최대한 가슴 쪽으로 당겨준다. 바퀴 달린 의자는 살짝 후진시킨 뒤 양다리를 들어 올려 알파벳 '엘(L)'자 모양을 만든다. 누군가 곧게 뻗은 이 다리가 진짜 의자인 줄 착각하고 앉아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힘을 준다. 이런 스트레칭은 모니터를 보느라 앞으로 쏠려 있던 목·어깨 근육, 의자에 앉아있느라 접혀있던 다리 근육을 반대로 펴 풀어주는 것이다. 시큰거릴수록 많이 뭉쳤다는 뜻.

    설문조사표

    오후 6시 30분: 퇴근길

    퇴근길도 만원 버스에 올라탄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리가 없다. 앉지 못했더라도 슬퍼할 필요는 없다. 발뒤꿈치를 가볍게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까치발 운동'을 해준다. 까치발 설 때마다 옆에 선 승객보다 잠시 키가 커진다. 다시 뒤꿈치가 땅에 닿을 때, 설령 키는 작아질지라도 또한 슬퍼할 필요 없다. 분명 종아리는 그보다 늘씬할 것이기 때문이다.

    버스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이번 정류장은 아현역입니다.' 내려야 할 정거장은 신촌역이지만, 두 정거장 먼저 내린다. 광고 카피계에 역사로 남은 대사 "저 이번에 내려요" "전 두 정거장이나 지났어요"처럼 버스 안에서 눈 맞은 사랑 때문이 아니라, 적어도 '빨리 걷기' 운동의 효과를 보려면 10분은 걸어주어야 해서다. 칼바람이 새 들어가지 않도록 옷섶을 여미고, 경보(競步) 선수처럼 빠르게 걷는다. 추운 날씨 탓에 맞바람 맞는 얼굴은 시린데, 등에 땀이 나기 시작하면서 곧 온몸에 열이 오른다.

    오후 9~11시: 집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TV 앞으로 향한다. 서 있으면 눈높이가 맞지 않으므로, 마치 의자에 앉아 시청하는 것처럼 '투명 의자' 자세를 취한다. 허벅지는 무릎과 수평을 맞춘다. 양팔은 캉캉 춤출 때처럼 어깨높이까지 들어 올린다. 이대로 버티기만 하면 마치 벌을 받는 것 같기에, 3~4초에 한 번씩 일어났다 앉았다를 스무 번 반복한다. '하프 스쿼트(half Squat)'는 엉덩이 근육인 큰볼기근을 자극해 말랑거리던 복숭아를 단단하게 만든다.

    양치질할 때는 다리를 한쪽씩, 뒤·옆으로 발차기 한다. 되도록 직각을 그리도록 찬다. '뒤차기'를 열심히 하다 보면, 허벅지와 더 가까웠던 엉덩이가 허리까지 올라간다. 샤워를 마치고 나서는 수건으로 몸을 닦고, 수건을 말아 양끝을 손에 쥔다. 만세하듯 팔을 위로 곧게 뻗었다가, 좌우로 내리면서 옆구리 근육을 자극한다.

    자기 전,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본다. 온종일 자극한 몸 여기저기를 손으로 만져본다. '식스팩'이 생겼거나 'S라인'이 만들어진 건 아니지만, 몸을 건강하게 괴롭혔다는 뿌듯함이 밀려온다.

    이대로 자기는 아쉬우니, 영화 '엑소시스트' 자세를 절반만 따라 해보기로 한다. 엉덩이 옆으로 손바닥을 짚고, 엉덩이를 들어 올린다. '엉덩이로 만든 다리'라는 뜻의 '힙 브리지(hip bridge)'다. 10㎏짜리 바벨을 든 것도 아닌데, 러닝머신을 한 시간 뛴 것도 아닌데 잠이 쏟아진다. 행여 잊어버릴까, 내일 아침 다리 사이에 꽂을 책 한 권을 고르고 단잠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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