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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타고 30분… 은빛 억새, 노란 코스모스, 오래된 철길이 펼쳐진다

올 추석은 유난히 기다린 사람들이 많았다. 개천절(3일)과 한글날(9일)이 겹친 데다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최장 10일의 황금연휴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대 인파가 해외로 떠난다지만 아쉬워할 필요 없다. 도심에서도 추석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한산해진 서울에서 이제껏 발견하지 못한 풍경들을 만날 수 있다.

    입력 : 2017.09.29 04:00

    한산해진 서울, 맘껏 즐기자

    가슴 탁 트이는 공원 나들이
    억새 흐드러진 하늘공원 일몰·야경도 아름다워…
    올림픽공원 들꽃마루엔 노란 코스모스가 '활짝'

    고향서 추석 못 지냈다면
    남산한옥마을 둘러본 후 명절 음식·놀이 체험 가능
    연휴 기간 4대 고궁 무료 덕수궁은 밤 9시까지 개장

    도심 한복판 '철길 산책'
    구로구 주택가의 항동철길 시골 간이역 만날 것 같은
    소박한 풍경 아름다워 경춘선숲길 걸어도 좋아

    코끝에 닿는 바람이 선선한 가을, 밤하늘에 달이 차오른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떠오르는 추석(秋夕)이 어느새 닷새 앞이다. 올 추석은 유난히 기다린 사람들이 많았다. 개천절(3일)과 한글날(9일)이 겹친 데다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10월 9일까지 최장 10일의 황금연휴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은빛 억새 군락 사이로 가을이 내려앉았다. 해거름 황금빛 억새 장관이 펼쳐진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은 서울 도심에서 무르익은 가을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 올 추석 연휴 서울 틈새 여행지로 점찍어볼 만하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은빛 억새 군락 사이로 가을이 내려앉았다. 해거름 황금빛 억새 장관이 펼쳐진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은 서울 도심에서 무르익은 가을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 올 추석 연휴 서울 틈새 여행지로 점찍어볼 만하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황금 같은 긴 연휴를 이용해 최대 인파가 해외로 떠난다지만 아쉬워할 필요 없다.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 불리는 추석엔 아름다운 가을의 풍경 만나러 떠나는 국내 여행도 좋으니까. 일부러 먼 길 떠날 것도 없다. 서울 도심에서도 추석과 가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한산해진 서울에서 이제껏 발견하지 못한 풍경들을 만날 수도 있다. 가족과 함께 친구, 연인과도 떠나기 좋은 서울의 틈새 여행지들. 색다른 추억을 만들며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무르익어가는 가을 풍경 만나러 공원 나들이 가볼까

    지도

    청명한 하늘 아래 은빛 억새들이 바람 따라 군무(群舞)를 시작한다. 스르륵거리며 흔들리는 억새 군락 사이 내려앉은 가을 풍경에 취하기 좋은 곳, 서울 월드컵공원 하늘공원(02-300-5500)이다. 가을이 무르익을수록 은빛으로 물든 억새 장관이 방대하게 펼쳐진다. 어른 키만 한 억새 사이를 걸으며 산책을 하거나 사진을 찍으며 가을을 즐기는 사람들로 공원은 벌써 붐비고 있다. 은빛 물결이 절정을 이뤄 억새축제가 열리는 10월 중순엔 인산인해를 이룬다. 올해는 10월 13~19일까지 7일간 '제16회 서울억새축제'(02-300-5573)가 열릴 예정이다. 하늘공원은 일몰과 야경도 아름답다. 노을이 내려앉을 때 황금빛으로 물든 억새와 탁 트인 전망에서 바라보는 서울 야경은 이곳에서 놓치면 아쉽다.

    올림픽공원(02-410-1114)에도 가을이 내려앉았다. 황하코스모스가 하늘거리며 사람들을 반기는 '들꽃마루'는 황금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하다. '올림픽공원 9경'으로 꼽히는 들꽃마루는 장미정원과 K-아트홀 인근에 조성된 6500㎡ 야생화단지로 9월부터 10월까지 황하코스모스가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 경사면 따라 활짝 핀 노란 코스모스 밭은 파란 가을 하늘과 어우러져 가을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들꽃마루와 함께 여유롭게 올림픽공원 산책을 하거나 소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영국 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전-누드(02-801-7955) 전시를 함께 보면 공원 나들이가 더욱 풍성해진다.

    1 소박한 풍경 따라 걷기 좋은 구로 항동철길. 2 항동철길과 함께 가을 산책 즐길 수 있는 푸른수목원. 3 황하코스모스가 만개한 올림픽공원 들꽃마루. 4 1890 남산골 야시장 풍경. 5 60년 만에 추가 개방된 덕수궁 돌담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
    1 소박한 풍경 따라 걷기 좋은 구로 항동철길. 2 항동철길과 함께 가을 산책 즐길 수 있는 푸른수목원. 3 황하코스모스가 만개한 올림픽공원 들꽃마루. 4 1890 남산골 야시장 풍경. 5 60년 만에 추가 개방된 덕수궁 돌담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

    명절 맞아 전통문화 체험해볼까

    남산 아래 자리잡은 남산골한옥마을(02-2261-0500)은 한옥과 전통정원을 느긋하게 둘러보고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추석을 맞아 송편, 잡채, 곶감 등 명절 음식 준비하고 체험하는 '한가위 오색 음식 체험'(3일)과 서책만들기, 탁본체험, 비석치기 등 '추석 전통 놀이 체험'(4일), 명절 대표 음식인 전과 막걸리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서울의 전 축제'(5일) 등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열리는 '1890 남산골 야시장'도 이색적이다. 1890년대 한양의 저잣거리를 재현해 전통 음식과 물건, 푸드트럭 먹거리와 수공예품을 판매한다. 옛 옷을 입고 옛 말투를 쓰는 판매자들을 만나는 재미도 색다르다. 야시장이 열리는 동안 전통 공연과 함께 놀이 체험도 해 볼 수 있다. 이번 연휴 3~5일 야시장과 비슷한 형태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낮 장터를 연다.

    추석 연휴 기간 경복궁과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 등 4대 고궁과 종묘, 선·정릉 등 20개 왕릉이 무료로 개방된다. 유유히 즐기는 고궁 산책은 가을 정취와 함께 우리 전통문화를 가까이서 느낄 좋은 기회다. 수문장 교대식 관람과 연휴 기간 열리는 민속놀이 체험을 즐겨보자. 덕수궁(02-751-0734)은 야간개장으로 밤 9시까지 관람이 가능한 만큼 달 밝은 추석 연휴 기간 고즈넉한 밤 산책을 즐겨보길 권한다. 영국대사관이 점유하면서 철문으로 막혔다가 60여년 만에 새로이 개방된 덕수궁 돌담길 100m 구간도 들러보자.

    철길 따라 걸으며 색다른 추억 만들어볼까

    가을을 맞아 감성 여행 떠나기 좋은 철길도 있다. 항동철길은 서울 구로구 오류동과 경기도 부천시 옥길동을 잇는 4.5㎞의 단선 철길이다. 원래 명칭은 '오류동선'으로 1959년 경기화학공업주식회사가 원료 및 생산물 운송을 위해 설치했다. 아파트와 주택 사이 뻗은 오래된 철길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정겨운 시골 간이역을 만날 것 같은 평화로운 풍경과 아늑한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철길 옆에 우두커니 피어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가을 분위기도 한껏 느끼게 해준다. 서울에서 보기 힘든 풍경 때문인지 카메라를 들고 찾거나 천천히 발길에 밟히는 자갈 소리를 들으며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다. 항동철길은 푸른수목원(02-2686-3200)과 이어져 함께 둘러보기 좋다. 서울시 최초의 시립수목원으로 10만3000㎡ 규모에 항동 저수지와 25개의 테마정원과 숲교육센터, 북카페 등이 조성돼 있다. 갈대로 물든 저수지가 가을 느낌 물씬 풍긴다. 수목원은 연중무휴, 오전 5시부터 밤 10시까지 무료로 개방한다.

    6 춘천 가던 옛 기찻길을 숲길로 가꾼 경춘선숲길. 7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한 석유비축기지의 역사를 만나는 ‘T5’ 이야기관. 8 문화비축기지 내 전시공간으로 변신한 옛 석유 탱크. 9 새활용(Up-Cycling)을 보고 배우고 경험하는 서울새활용플라자 내부. 10 마을 전체가 전시장이 된 돈의문박물관마을.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강정미 기자·고운호 기자·남산골한옥마을·서울시·서울새활용플라자
    6 춘천 가던 옛 기찻길을 숲길로 가꾼 경춘선숲길. 7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한 석유비축기지의 역사를 만나는 ‘T5’ 이야기관. 8 문화비축기지 내 전시공간으로 변신한 옛 석유 탱크. 9 새활용(Up-Cycling)을 보고 배우고 경험하는 서울새활용플라자 내부. 10 마을 전체가 전시장이 된 돈의문박물관마을.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강정미 기자·고운호 기자·남산골한옥마을·서울시·서울새활용플라자

    2010년 경춘선 열차가 멈춘 철길은 경춘선숲길로 변신해 사람들이 걷는 길이 됐다. 춘천 가는 열차에 대한 추억 따라 걸을 수 있는 총 6.3㎞의 숲길은 11월 전면 개방을 앞두고 있다. 이미 완공된 3㎞의 구간은 철길과 숲을 함께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길로 도심 속 휴식처가 됐다. 철길 따라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어느새 공릉동 철길 주변엔 분위기 있는 카페, 식당, 책방이 모여 '공트럴파크(공릉동+센트럴파크)'가 형성되고 있다. 도깨비시장이나 태릉·강릉이 인근에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경춘선숲길 추석놀이터'와 경춘선숲길에서 숲 체험 하는 체험 행사도 있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yeyak.seoul.go.kr)에서 신청 가능하며 북서울꿈의숲관리사무소(02-2289-4003)로 문의하면 된다.

    새롭게 문 연 서울의 문화 공간들

    이달 '신장개관'한 서울의 문화 공간도 추가해야 할 신상 여행 코스다. 지난 1일 마포구 성산동에 문을 연 문화비축기지(02-376-8410)는 석유비축기지를 문화 공간으로 조성한 곳이다. 1970년대 석유 파동을 계기로 석유를 비축하기 위해 만든 저장고가 석유 대신 문화를 비축하는 곳으로 변신했다. 총 6개의 탱크 중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 석유비축기지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는 'T3', 탱크를 전시관으로 꾸며 석유비축기지의 40년 역사를 이야기해주는 'T5', 탱크의 폐자재를 활용해 카페와 강의실, 전시가 열리는 공간을 만든 'T6' 등 공간 자체가 주는 이색적인 분위기에 압도된다. 추석 연휴 기간엔 '서울밤도깨비야시장'(29·30일, 문화마당), '잔다리페스타'(30일, 문화마당)와 '서울거리예술축제' 공연도 열린다.

    '새활용(Up-Cycling)'을 보고 배우고 경험하는 복합 문화 공간 서울새활용플라자(02-2153-0400)는 지난 5일 문을 열었다. 재료 기증과 수거부터 가공과 제품 제조, 판매까지 새활용 산업의 전 과정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곳이다. 전시 공간과 라이브러리, 새활용 교육 공간도 갖췄다. 개관 특별전시로 '2017 서울새활용전'이 열리고 있으며 어린이와 일반인,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은 홈페이지(seoulup.or.kr)에서 사전 신청 후 참여 가능하다. 다음 달 7·8일엔 야외 마켓이 열린다.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02-2096-0108)가 열리고 있는 돈의문박물관마을도 있다. 경희궁과 강북삼성병원 사이에 있는 이 마을은 조선시대 한옥부터 일제강점기 가옥, 근현대 건물까지 골목길 따라 옛 모습을 품은 건물이 30여채 있다. 마을 전체가 전시장이 돼 옛 풍경과 어우러진 비엔날레 전시를 즐길 수 있다. 11월 5일 비엔날레가 막을 내리면 역사전시관, 유스호스텔, 서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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