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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콜린 퍼스가 쏜 총알이 내 귀 옆으로 '피유우웅~'

    입력 : 2017.09.22 04:00

    킹스맨 '3면 스크린'으로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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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개봉하는 ‘킹스맨: 골든 서클’ 후반부, 악당들의 본거지 포피랜드에 뛰어든 ‘해리’(콜린 퍼스)와 ‘에그시’(태런 애거튼)의 전투 장면. 일반 상영관에선 정면 스크린만 보이지만, ‘스크린X’ 관에선 좌우로 펼쳐진 영상 덕에 싸움판 한복판에 들어온 듯 현장감 있다./이십세기폭스코리아·CGV
    27일 개봉을 앞둔 '킹스맨: 골든 서클'(감독 매슈 본)은 다가오는 추석 황금연휴 극장가의 자타 공인 최강자. 2015년 2월 개봉해 612만 관객을 동원하며 청불(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웠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속편이다. 우아하고 섹시한 스파이 코드에다, 유혈 낭자한 타란티노 스타일을 말끔하게 버무린 독특한 영화다. 여성 관객에게 인기 높은 영국 배우 콜린 퍼스의 힘에 더해, 제프 브리지스, 채닝 테이텀, 할리 베리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도 액션과 스타일 경쟁에 나선다.

    오래 기다려 온 이 영화, 좀 더 특별하게 만나고 싶다면 우리 기술로 만든 특수상영관 '스크린X' 버전을 기대해 볼 만하다. 정면에서 좌우까지 3면 스크린에 킹스맨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빼곡히 펼쳐진다. '킹스맨' 스크린 X버전의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을 진행한 지노드 스튜디오 이재선(45) 대표는 "매슈 본 감독이 직접 '이번 영화 액션의 핵심'으로 꼽은 장면들"이라고 했다.

    '스크린X' 킹스맨 3대 감상 포인트

    런던 도심 질주 자동차 추격전

    도입부 가장 인상적인 액션인 영국 런던 시가지 자동차 추격전은 '스크린X'로 볼 때 더 역동적. 좌우 스크린으로 고속 질주하는 차창 밖 풍경이 빠르게 지나가며 속도감을 끌어올리고, 차 안팎 액션을 카메라 시점에 따라 자유롭게 넘나들면 관객의 몰입도까지 급상승한다. 마치 주인공 '에그시'(태런 에거튼)가 돼 실제 차를 몰며 격투를 벌이는 느낌.

    북 이탈리아 설산 상공의 위기

    파노라마로 넓게 펼쳐지는 '스크린X'의 쾌감은 역시 눈이 탁 트이는 넓은 풍경을 표현할 때 극대화된다. 킹스맨과 스테이츠맨 요원들이 악의 조직 '골든 서클'의 뒤를 쫓아 북이탈리아 설산이 배경이다. 적의 기지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에그시와 '위스키'(페드로 파스칼)가 탑승한 곤돌라가 거대한 설산과 까마득한 절벽 위 하늘에서 추락할 위기에 빠진다. 일반 극장 화면만으로도 아찔한 설산이 좌우 측면 스크린도 점령하며 시야를 꽉 채울 때, 긴박감도 함께 더해진다.

    악당 본거지 포피랜드 육박전

    명품 슈트를 쫙 빼입은 '해리'(콜린 퍼스)의 교회 안 대학살은 전편의 손꼽히는 명장면. 속편에서는 악의 조직 골든 서클의 본거지 포피랜드에서 전편에 버금가는 7분여의 롱테이크 액션이 펼쳐진다. 해리와 에그시는 킹스맨의 남은 자원을 총동원해 기상천외한 총격전과 격투를 벌인다. 정면에서 발사된 총포탄이 관객 좌우로 궤적을 그리며 날아다니면 전투 현장의 한가운데 있는 듯한 현장감이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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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전반부 런던 시가지 자동차 추격전도 스크린X로 볼 때 더 역동적이다./이십세기폭스코리아·CGV
    우리 기술, 세계가 관객… '스크린X'

    2012년 처음 개발·설치가 시작된 스크린X 상영관은 22일 현재 세계 8개국 127개관 규모로 늘어났다. CGV 관계자들이 '3면 스크린으로 영사하는 특수관'이라는 개념을 들고 KAIST 노준용(46) 교수의 비주얼 미디어 랩을 찾아간 것이 2012년 봄. 2015년 '검은 사제들' '히말라야' 등 3편에 불과했던 스크린X 영화는 작년에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등 한국과 중국서 총 8편으로 늘었다. 올해는 이달까지 벌써 8편째 개봉하고, 현재 추가로 5편이 작업 중에 있다. '그레이트 월' '킹 아서: 제왕의 검'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에 이어 '킹스맨' 속편까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만 4편째다. 극장의 미래를 내다본 CGV, 전인미답의 연구 개발에 뛰어든 KAIST, 이를 상용화한 청년 벤처와 실제 영화 작업을 담당하는 우리 CG 기업들이 함께 흘린 피땀에, 정부의 적극적 지원까지 더해져 이룬 성과다.

    KAIST 노 교수 연구실 출신 청년 엔지니어들을 중심으로 설립한 벤처 기업 '카이(KAI)'는 스크린X의 시스템을 개발했다. 좌우 측면에 영사기 각 3~5대로 퍼즐 맞추듯 영상을 쏴 큰 그림을 그려내는 시스템이 이들의 작품이다. 영상의 조화와 균형을 미세조정하는 소프트웨어, 색상과 밝기를 전체 톤에 맞춰 정교하게 조율하고 컴퓨터 여러 대에서 한꺼번에 돌아가는 영상들이 정확히 타이밍을 맞추도록 제어하는 기술도 이들이 개발한 것이다. 지금은 석·박사 12명을 포함해 직원도 22명 규모. 32세 동갑내기인 차승훈 이사와 위대현 기술이사는 "연구실서 이룬 성과를 현실화하는 것이 모든 공대생의 꿈인데, 우리는 직접 연구 개발한 결과를 현장에 바로 적용하고 사업화돼 성장해가는 것을 눈앞에 보고 있으니 보람이 크다"고 했다.

    시스템 개발 다음은 콘텐츠를 채울 차례. 우리 영화의 스크린X 버전 제작을 통해 자신감을 쌓은 뒤 2015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렸다. CGV 안구철 상무는 "할리우드 문을 두드리다 손목 부러질 뻔했다"며 웃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크린X 상영관에 메이저 스튜디오의 안면 있는 사람들을 먼저 초청해 영화를 보여줬어요. 7~8단계 조금씩 더 상급자들에게 보여주며 결정권을 가진 감독과 제작자들에게까지 스크린X의 가능성을 알렸죠." 그렇게 워너브러더스 영화 '주피터 어센딩'의 일부 장면을 7분짜리 스크린X 시험판으로 만들어 2015년 4월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영화 축제 '시네마콘'에서 상영했다. 호평이 이어지자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관심을 보였고, 한 편씩 개봉할 때마다 평가는 더 높아졌다.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는 "영화가 정면 스크린을 넘어 극장 3면에 걸쳐 확장하게 된 것은 흥미진진한 일"이라고 했고, 워너브러더스 해외배급 총괄 토머스 몰터는 "스크린X는 관객에게 차별화된 영화 경험을 제공하는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스크린X는 대기업의 인재·네트워크와 자본력, 중소 벤처기업의 기술력이 시너지를 일으킨 점이 평가를 받는다. 최용승 스크린X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이번 '킹스맨' 작업엔 4개 기업 150여명이 참여하고 있고, 총 8개 기업 400여명이 각각의 특장을 살려 프로젝트별로 결합해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CGV는 2020년까지 스크린X 포맷 상영관을 1000개 관으로 늘리고 매년 40편의 스크린X 포맷 영화를 상영한다는 야심 찬 비전도 갖고 있다. 기존 상영관을 활용하면 적은 초기 투자비로 스크린X관으로 변신이 가능해, 해외 어디서든 경쟁력과 확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CGV 서정 대표는 "우수한 기술력과 인재를 보유한 국내 중소 CG 기업과 기술 기업들이 규모의 한계로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때, 스크린X는 할리우드와의 협업을 통해 중소기업과 손잡고 함께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 가는 동반 성장 모델로서도 의미가 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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