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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그냥 잠옷이 아니었네… 태양이 입은 파자마는 뉴요커 패션

  • 김은령 월간 '럭셔리' 편집장

    입력 : 2017.09.01 04:00

    [김은령의 일점호화]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화제를 모은 태양의 잠옷 패션.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화제를 모은 태양의 잠옷 패션. 슬리피 존스 제품이다. / MBC
    무릎까지 내려오는 길고 느슨한 가운인 '로브'를 입고 제주도 소길리 집에서 온종일 편안하게 지내는 이효리를 부러워했는데 이번엔 혼자 사는 빅뱅 태양의 모습에 넋을 놓아 버렸다. 넓고 깨끗한 공간, 유명한 예술가의 그림과 가구가 놓여 있는 그의 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옷장 속 자리 잡은 '파자마' 컬렉션. 색색깔 체크, 귀엽고 사랑스러운 무늬를 자랑하며 가지런히 걸려 있는 파자마 수십 벌을 보며 태양의 진짜 팬이 되고 말았다. 원래 인도에서 입던 통 넓은 바지를 가리키던 파자마(pajamas)는 품이 넉넉한 셔츠에 풍성한 바지로 이루어진다. 잠옷으로 치부해버리기 쉽지만 원래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편안한 라운지웨어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태양의 파자마 컬렉션에서 '슬리피 존스(Sleepy Jones)'를 발견했다. 패션디자이너 케이트 스페이드의 남편인 앤디 스페이드가 2013년 뉴욕에서 시작한 브랜드인데 "작가나 화가, 디자이너와 음악가들이 가장 창의적인 작업을 할 때의 차림은 양복에 타이가 아니라 편안한 파자마 차림"이라는 창업 철학이 재미있다. 디자이너 르네 클레어가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든 브랜드 '베드헤드(Bedhead)'의 파자마도 함께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패션계에서 유일하게 파자마만 미개척의 영역이라는 데에 착안해 창업했다.

    잠자는 시간이 우리 인생의 30%를 차지한다며 비싼 침대와 매트리스를 사는 사람도 잠옷에는 별 관심 없는 경우가 많다. 목 늘어난 티셔츠, 헐렁한 트레이닝복 바지로 충분하다고 하지만 자기존중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좀 서운하다. 속옷 차림 혹은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자는 것이 최고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예기치 않게 누군가에게 이런 모습을 들켜버리는 사고를 상상하면…. 그러니 해결책은 멋진 파자마다.

    나 역시 잠을 자는 동안은, 아침에 신문을 보고 밥을 먹을 때, 주말 집에서 원고와 씨름하는 동안이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을 때에는 늘 파자마 차림이다.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모르는 요즘, 안전한 곳은 내 집뿐이다. 집에서 편하게 지내는 시간을 위해서라면 태양처럼 성공한 스타가 아니어도 계절에 맞게, 기분에 맞게 충분히 넉넉하게 파자마를 갖고 싶다. 바지 허리를 추스를 때마다 '세상의 힘든 일은 모두 집 밖에 남겨 두고 왔다'는 최면에 빠지게 해주는 옷은 흔치 않으니 말이다.

    ※일점호화(一點豪華)란 전체 소비는 줄이지만 한 물품엔 과감히 지출하는 소비 패턴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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