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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맛 평양냉면, 프랜차이즈 함흥냉면, 매운 떡볶이

극장에도 이른바 '플래그십 상영관'이 있다. 회사마다 최신 기술력과 자본력을 집중해 최고의 영화 체험을 제공하도록 만들어진 '대표 상영관'이다.
friday 섹션이 국내 3대 멀티플렉스의 플래그십 상영관 세 곳을 비교 체험했다. 전문가 3인이 체험단으로 참여해 일반 관객의 눈높이에서 영화관을 평가했다.

    입력 : 2017.09.01 04:00

    프리미엄 상영관 비교
    3대 멀티플렉스 대표 상영관서 '혹성 탈출…' 감상해봤습니다

    함대의 선두에서 전투를 지휘하는 기함을 '플래그십(flagship)'이라 부른다. 시장에서는 카메라나 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최상위·최고급 기종을 가리키는 말. 극장에도 '플래그십 상영관'이 있다. 회사마다 최신 기술력과 자본력을 집중해 최고의 영화 체험을 제공하도록 만들어진 '대표 상영관'이다.

    덩케르크’ 상영 때 예매 전쟁이 벌어졌던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IMAX관
    덩케르크’ 상영 때 예매 전쟁이 벌어졌던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IMAX관

    friday 섹션이 전문가들과 함께 국내 3대 멀티플렉스의 플래그십 상영관 세 곳을 비교 체험했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의 촬영감독인 박현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오디오는 미신이 아니다' 등의 책을 쓴 오디오 전문가 한지훈 스테레오마인드 대표와 본지 영화담당 기자가 체험단으로 참여해 일반 관객의 눈높이에서 영화관을 평가했다. 비교 대상 상영관은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 롯데 시네마 잠실 월드타워 수퍼플렉스 G 관, 메가박스 코엑스 MX관이며 함께 본 영화는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다.

    함흥냉면처럼 대중적인 맛 'CGV IMAX'

    "롯데 수퍼G가 하동관 국밥이나 평양냉면이라면, CGV IMAX는 프랜차이즈 설렁탕이나 함흥냉면 같아요." 한 대표의 촌철살인 한 줄 평에 박 교수도 웃음을 터뜨리며 동의했다. CGV IMAX는 그만큼 영상도 소리도 대중적으로 영리하게 조율돼 있다. 매일 미세조정(calibration)을 하고, 자체 영상 향상 시스템(Image Enhancer)까지 거쳐 나오는 화면이라 밝기, 선명도, 대비 등을 조금씩 끌어올린 느낌을 준다. 적절히 조미료를 뿌려 대중적 입맛에 맞춰 내보내는 음식인 셈이다.

    예를 들어 영화 초반부 유인원 본거지 급습에 나선 인간 군인들의 뒷모습을 따라가며 비출 때, 화면의 심도에 따라 초점이 맞는 부분이 달라질 때의 선명함은 IMAX가 가장 뛰어났다. 영상 전문가 박 교수는 "대비(contrast)가 조금 강하고 차가운 색감이 강조돼 블록버스터 전쟁 영화나 액션 영화에 적합해 보인다"고 했다. 그는 "대비가 높다 보니 어두운 부분의 미묘한 계조(階調) 가 잘 살아나지 않는 것은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계조'란 가령 검은색과 흰색 사이의 회색을 얼마나 세밀하게 단계별로 구별해 표현하는가를 가리키는 용어다. 영화 후반부 주인공 유인원 '시저'가 인간 군대 지휘관의 방에 올라가는 장면은 안팎 명암 차이가 큰데, IMAX의 시저는 검은 덩어리처럼 보인다. 같은 장면에서 수퍼G의 시저는 몸짓과 표정이 선명하다.

    소리는 특히 강력한 우퍼(저음용 스피커)에 의한 저음부가 인상적이었다는 평. 한 대표는 "극장의 우열보다는 취향의 차이 같다. EDM을 많이 듣는 20대는 우퍼가 강한 IMAX가 맘에 들 테고, 재즈·클래식을 즐겨 듣는 중장년은 수퍼G가 더 친숙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음향 전문가답게 두 극장의 소리 차이를 오디오로 비유했다. "수퍼 G가 한 세트에 십수억씩 하는 스위스 럭셔리 오디오 '골드문트' 같다면, IMAX는 'JBL'의 플래그십 스피커 같은 소리라고 할까요?"

    평양냉면처럼 깊은 맛 '롯데 수퍼플렉스G'

    롯데시네마의 플래그십 상영관인 서울 잠실 월드타워 ‘수퍼플렉스 G’ 관. 전문가들은 “극장 스크린의 표준이라 할 만큼 훌륭한 수준”이라고 호평했다. 스크린 속 ‘혹성탈출: 종의 전쟁’ 장면은 합성한 것 / 롯데시네마
    롯데시네마의 플래그십 상영관인 서울 잠실 월드타워 ‘수퍼플렉스 G’ 관. 전문가들은 “극장 스크린의 표준이라 할 만큼 훌륭한 수준”이라고 호평했다. 스크린 속 ‘혹성탈출: 종의 전쟁’ 장면은 합성한 것 / 롯데시네마

    극장 안에 들어서는 순간 야구장처럼 거대한 규모에 압도된다. 박 교수는 "화면의 밝기, 어두운 장면에서 색 재현력, 따뜻한 색감 등 모든 면에서 편안하게 주인공의 감정을 읽으며 영화에 몰입하기에 최적이다. 극장 스크린의 표준이라 할 만큼 훌륭한 수준"이라고 했다. "화면이 밝고 따뜻해서, 유인원 '시저'의 표정이 더 명확하고, 인간 소녀 '노바'도 살짝 더 예뻐 보입니다."

    특히 한 화면 안의 명암 차이가 뚜렷할 때 계조가 뛰어났다. 물이 떨어지는 흰 폭포를 배경으로 모닥불 앞에서 시저와 유인원들이 둘러앉아서 이야기할 때, 수퍼G의 스크린은 명부와 암부를 모두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시저의 동료 고릴라가 눈밭에서 숨을 거두는 순간 동공이 확장되는 것까지 명료하게 보인 상영관은 수퍼G뿐이었다.

    음향은 "해상력과 균형감이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 극장용 스피커보다 가정용 고급 하이파이 스피커 소리 같은 느낌"이라는 평을 받았다. 한 대표는 "일반적 돌비 사운드는 특정 대역이 과장돼 폭발음처럼 타격감 있는 소리는 잘 표현하지만 균형감은 떨어진다. 반면 수퍼G는 소리가 과장 없이 자연스럽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볼륨이 작고 저음 우퍼가 약한 것은 단점. 이 경우 소리의 공간감, 예컨대 화면을 가로지르는 헬리콥터 소리 등을 들을 때 입체적 느낌이 덜하다. 한 대표는 "전면 좌·우를 제외한 서라운드 채널 스피커와 우퍼의 볼륨이 작아서, 전투 장면에서 좀 밋밋하게 들릴 것"이라고도 했다. 개관 초기 건물 안전에 대한 우려 등을 겪은 탓에 강력한 음향을 내기엔 조심스러웠을 거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매운 떡볶이처럼 강렬한 맛 '메가박스 MX'

    음향의 입체감에서 후한 평가를 얻은 메가박스 코엑스 MX관
    음향의 입체감에서 후한 평가를 얻은 메가박스 코엑스 MX관

    멀티플렉스 3사의 플래그십 상영관 가운데 유일하게 '혹성탈출'을 3D 변환 버전으로 상영하고 있었다. 입장권 가격은 올릴 수 있지만 계조와 색감, 화면 중앙부와 주변부의 화질적 균질함을 가리키는 '균일성(uniformity)' 면에서는 손해. 하지만 메가박스가 대표 상영관인 MX관에서 3D 영화를 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화질과 해상력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 교수는 "입체 영화를 직접 촬영해본 입장에서 평가하자면, 기존 입체 영화관 중에서는 최상급에 속하는 영상의 품질을 보여줬다"고 했다.

    팝콘

    한 대표는 "영화 초반부 동굴 전투 장면에서 3D 애트머스 사운드의 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시선에 따른 빗소리의 방향과 볼륨의 변화를 정확하게 입체적으로 표현하는데, 다른 두 상영관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전투 장면의 폭발음도 압도적. 한 대표는 "IMAX관이 평면적으로 크게 터지는 폭탄 소리라면, MX관은 IMAX만큼 큰 폭탄 느낌은 아니지만 소리의 입체감이 느껴져 깜짝 놀라게 된다"고 했다. 영화가 본래 3D로 제작된 것은 아니어서, 상영본은 영상과 소리 모두 별도 변환 작업을 거쳤다. 이 때문에 다른 두 상영관에 비해 차이가 확연할 만큼 볼륨이 커져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점, 소리의 해상도가 떨어지는 점 등은 단점으로 지적됐다. 

    ◆ 어디 내놔도 안 꿇리는 '특급 스펙' 한눈에 보는 프리미엄 상영관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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