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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슬리퍼 신고 출근합니다

    입력 : 2017.07.14 04:00

    질질 끄는 슬리퍼는 옛말… '슬라이드·뮬'이라고 불러주세요

    "부장님, 전 오늘 슬리퍼 신고 출근합니다." 올여름엔 이렇게 당당히 외칠 수 있다. 집 앞 수퍼나 '찍찍' 끌고 다니는 삼선 슬리퍼가 수십만원에서 100만원대 명품으로 둔갑해서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샤넬은 2017년 크루즈 컬렉션으로 고무 밑창에 샤넬 특유의 꼬임 장식이 세 줄 들어간 슬리퍼를 내놨다. 지방시도 체크무늬, 별무늬 등 다양한 스타일의 고무 밑창 슬리퍼를 선보였다. 그중 회색 밍크털이 달린 고무 슬리퍼는 79만원인데 지난 5월 초 이미 완판될 정도로 인기다.

    부르는 용어도 달라졌다. 슬리퍼 대신 슬라이드(slides), 뮬(mule) 등으로 불린다. 슬라이드는 발이 미끄러지듯 들어간다고 해서 영어 'slide'에서 따온 말이다. 뮬은 원래 프랑스에서 생겨난, 신발 위에 신는 덧신으로 굽이 높은 여자용 슬리퍼를 일컫는다. 1950년대 초 메릴린 먼로가 즐겨 신어 큰 인기를 끌었다.

    뒤축 없어 시원하고 편해

    슬리퍼가 여름철 샌들을 밀어내고 오피스룩으로 격상된 것은 구찌 영향이 크다. 2015년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구찌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면서 뒤가 뚫린 로퍼(끈 없는 슬립슈즈) 스타일의 새로운 신발을 내놓았다. 가을·겨울 컬렉션 제품이라 뒤축이 없는 대신 포근하게 뒤꿈치를 감싸주는 퍼(털)를 다는 위트를 발휘했다. 늘 새로움에 목마른 패션피플들은 열광했고, 백리스(backless· 뒤가 없는)와 로퍼의 합성어인 '블로퍼(bloafer)'란 신용어가 탄생했다. 블로퍼가 인기를 끌면서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등 다른 럭셔리 브랜드들도 블로퍼를 앞다퉈 선보였다.

    슬림한 팬츠 정장에 신으면 세련된 멋

    아무리 슬리퍼가 유행이라지만 자칫 격식 없어 보이지 않으려면 스타일링이 중요하다. 언뜻 보면 삼선 슬리퍼나 버켄스탁 슬리퍼와 분간이 안 가는 슬라이드는 블랙, 화이트 등 무채색을 고르면 가장 무난하다. 소재도 고무보다는 가죽, 스웨이드 등 고급 소재를 고르면 집에서 신는 실내화라는 느낌이 덜 든다.

    굽이 없는 슬라이드는 발목이 드러나는 슬림한 팬츠 정장이나 걸을 때 다리가 살짝살짝 보이는 슬릿(트임) 스커트를 입으면 꾸미지 않은 듯 은근히 세련돼 보인다. 통이 넓은 와이드 리넨 팬츠와 입어도 시원하고 멋스럽다. 여성미를 강조하고 싶다면 굽이 있는 뮬이 답이다. 진주, 깃털 등의 발등 장식이나 다각형의 특이한 굽 등 올해 뮬 디자인은 한층 화려해졌다. 하이힐처럼 굽이 있는 뮬은 원피스나 바지 정장 어디에나 두루 어울린다.

    열 개 발가락이 고스란히 보이는 슬라이드를 신을 때 청결한 발 관리는 기본. 센스 있는 페디큐어를 해주면 금상첨화다. 그래도 발가락이 드러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양말과 코디해봐도 좋다. 과거 아저씨와 청년을 구분 짓는 조건으로 '샌들에 양말을 신느냐 아니냐'로 구분 지었던 우스갯소리도 있었지만, 요즘 패션피플들 사이에선 샌들에 양말을 신는 것이 새로운 유행이다. 단, '아재 패션' 소리 듣지 않으려면 센스 있는 코디가 필요하다. 검은색 슬라이드에 검은색 레이스 양말처럼 신발 색과 비슷한 색상이면서(톤온톤 코디법) 소재가 다른 양말을 고르면 실패 확률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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