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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파스타 먹을 때, 숟가락 써야 하나요?

    입력 : 2017.07.14 04:00

    [알쏭달쏭 테이블]

    한입에 먹기 적당한 양의 스파게티를 포크로 집어 들어서 스푼에 대고 돌돌 말아 담아 입에 쏙 넣는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모습은 이탈리아 면 요리 파스타를 먹는 정석(定石)으로 여겨진다.

    파스타의 고향 이탈리아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파스타는 오로지 포크로만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탈리아에서 1년간 살 때 식당에 가 보면 손님들이 숟가락을 쓰는 걸 보지 못했다. 이탈리아 가정에 초대받아 식사할 때도 파스타에 포크만 딸려 나올 뿐 숟가락은 없었다.

    우리가 국수 먹듯 후루룩거리진 않지만, 그렇다고 한 번에 입에 다 들어가게 깔끔 떨지는 않고 자연스럽게 먹는다.

    이탈리아에서 파스타를 먹을 때 스푼을 쓸 수 있는 건 어린아이뿐이다. 포크 사용이 서투르기 때문이란다.

    성인이 포크와 함께 숟가락을 써서 파스타를 먹고 있다면 외국인 관광객이라 봐도 된다.

    물론 파스타를 스푼으로 먹는다고 이탈리아 경찰이 잡아가진 않는다. 하지만 이탈리아인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역시 포크질 서툰 외국인들"이라며 은근한 자부심을 느끼는 듯하다.

    하긴 유럽에서 포크를 처음 사용한 이탈리아인이다. 콘스탄티노플에서 포크를 사용하는 걸 보고 따라 했다. 피렌체 메디치 가문의 카테리나가 프랑스로 시집가면서 프랑스 궁정에 포크를 전해줬고, 프랑스를 거쳐 그때까지 음식을 손으로 집어 먹던 유럽 전역으로 포크가 번졌다.

    포크와 스푼으로 파스타를 먹는 건 어디서 왔을까? 아무도 확실히 모른다. 이탈리아 음식 사학자들은 미국에서 비롯됐을 거라 추정한다.

    파스타에 익숙하지 않은 타민족·국가 미국인들이 이탈리아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스파게티를 포크로만 먹기 힘들어했고, 스푼을 달라고 요구하거나 주인이 알아서 가져다주면서 시작됐단 거다.

    요즘 냉면집에 가면 국수를 젓가락으로 집어 숟갈에 올려 먹는 젊은 손님이 상당히 많다. 미국에서 변질한 파스타 먹는 방식이 한국에 들어와 냉면 먹는 법을 바꿔놓았다.

    서울의 한 유서 깊은 냉면집 주인은 "냉면은 면을 육수와 함께 마시듯 먹으며 목으로 맛을 느껴야 하는데…" 하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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