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 남자는 마이너스 통장으로 사막에 갔다

    입력 : 2017.06.21 07:00

    내 인생의 사막을 달리다

    내 인생의 사막을 달리다
    김경수 지음|자유문고|320쪽|1만5000원

    저자는 구청에 근무하는 평범한 공무원이었다. 어느 날 우연히 텔레비전을 통해 사막을 건너 오아시스에 다다르는 사막 마라톤 장면을 보게 된 그는 직접 경험하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느꼈다. 이런 충동은 종종 경험하지만, 그 이끌림을 실현하는 사람은 아주 적다. 현실의 벽을 넘기 어려워서 애써 외면해야 했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마흔에 불현듯 찾아온 열정을 좇아 15년째 사막과 오지를 달려온 이른바 '직장인 모험가'의 경험담이다. 가장의 의무와 직장에서 장기휴가를 내야 하는 현실적 압박감은 물론 마이너스 통장을 만드는 등 아내와 친구들에게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그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저자가 경험한 사막은 모래언덕에 누워 별을 세는 낭만의 장소가 아니라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환경이었다. 혹독한 자연조건과 싸워야 했고 허물어지려는 자신과 싸워야 했다. 육체와 정신 모두 극한으로 내몰리며 이를 이겨내야만 완주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아무런 물질적 보상도 사회적 명망도 따르지 않지만, 저자는 자신과 싸움에서 이겨낸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었다.

    저자에게 사막 레이스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짊어져야 하는 일상에서 벗어나 진짜 자아와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일상을 가볍게 여긴다는 것이 아니다. 이를 통해 얻은 깨달음과 자신감을 일상으로 가져와 자신의 삶을 더 행복하게 꾸려가는 원동력으로 삼은 것이다.

    저자는 보통 사람들과 달리 '끝까지 가보고 싶은 열망'을 현실로 끌어냈다. 우리는 보통 자신에게, 서로에게 앞만 보고 살아가길 요구한다. 만약 "난 그러기 싫다"라고 답을 한다면 아마 주변 사람들에게 십중팔구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한때 들었던 "미쳤다"는 말이 즐겁게 기억될 만큼 후회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고 자신한다. 책을 덮고 나면 묵직한 질문 하나가 머리에 남는다. '잃어버린 나의 열정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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