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과 육아가 여자 인생 최고의 기쁨? 그건 아니야"

    입력 : 2017.01.19 07:00

    아무래도 아이는 괜찮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는 괜찮습니다|사카이 준코 지음|민경욱 옮김|아르테|220쪽|1만5000원

    결혼하지 않고 아이도 없이 사는 40대 중반의 여성인 저자는 현재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손주를 기다리는 어머니만큼은 여전히 신경이 쓰인다. 다행히 오빠 부부의 아이로 인해 부담은 조금 덜었지만, 여전히 아이 없는 이유에 대해 주위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힘들다. 부모님께 아이를 보여드리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하고 생각도 하지만 그렇다고 효도하기 위해 아이를 낳을 수는 없다.

    출산부터 육아의 전 과정을 SNS로 중계하고 정부의 '가임기 여성인구 지도'라는 희한한 발상을 볼 수 있는 지금, 취업→결혼→출산→육아라는 행복의 필수 코스는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지상명령(至上命令)이 됐다.

    이 책은 자녀의 유무로 타인의 행복과 성공을 재단하는 시선에 반론을 제기한다. 누군가를 보살피지 않는 삶의 형태도 있으며 다른 사람을 위해 살지 않는 현재의 삶을 긍정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몇 년간 내버려 둬서 말라 죽은 선인장 화분을 보며 "화분이 인간이라면 사체 유기 사건인데 이런 내가 무엇을 키울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아이를 낳고 싶은 사람들이 낳지 못하고, 그 정도는 아닌 사람이 쉽게 임신하는 상황을 보면 역시 세상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아이가 없는 사람들에게 "아이는?"이라고 쉽게 질문한다. 저자는 다른 사람의 행복을 자녀의 유무로 판단하는 분위기가 불편하다. "늙어서 돌봐줄 자녀가 없으니 불쌍하다"는 시선으로 모자랐는지, 최근엔 "무능하다"는 비난까지 가세했다.

    지금까지는 직장에서 아이를 가진 여성들을 차별했지만, 앞으로는 아이가 없는 여성들을 차별하는 날이 올지 모른다. 일본 신문들은 2014년 아베 내각에 임용된 여성 각료 5명을 소개하며 남성과 달리 자녀 관계를 아주 상세하게 기록한 바 있다. 아이를 낳지 않으면 불완전한 여성이라는 생각은 일본도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이 책은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없는 여성은 뭔가 부족하다고 여기는 사회적 통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아이가 없는 여성의 경우 아이를 키우지 않는 동안에 다양한 경험을 쌓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것만이 인간성을 성장시키는 행위는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그저 담담하게 살고 싶다. 친구의 아이를 보면 귀엽지만 부럽지 않았고, '이대로 좋은가?'라는 질문은 '이걸로도 충분해'라는 확신으로 점점 변했다. 배경이 뭐든 아이 없는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이유를 만들어 지금의 삶을 이어간다. 책을 읽다 보면 시간을 들여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더라도 '아이 없는 인생'도 행복할 수 있다는 착지점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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