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감동시킨 책] 콤페에 몰두하는 방법과 전략

  • 북스조선

    입력 : 2014.12.02 14:00

    연전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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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전연패|안도 타타오 지음|우동선 옮김|까치|230쪽|1만5000원

    저자는 간결한 모더니즘과 노출콘크리트로 유명한 일본 건축계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런 그가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될 본인의 실패담을 한 권의 책 속에 엮었다.

    콤페(competiton), 즉 설계 공모전에서 낙방한 본인의 작품을 당선작과 비교하고 부족한 점을 자세히 분석해 독자에게 전한다. 책 속 실패담은 30년간 평탄치 않은 건축가의 길을 걸어온 그의 이력과도 무관치 않다.

    저자는 프로 권투 선수 출신으로 건축을 독학(獨學)했다. 그래서인지 힘겹고 고단하게 살아야 한다는 그의 인생철학이 책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예를 들면 저자는 콘크리트로 지은 집 안에 눈, 비가 자연스레 들이치는 공간을 만들고 "편안함이 삶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인류가 정형화한 공간을 자극해 신구(新舊)를 충돌시키는 것이다.

    또한, 온전히 자연조명에 의존해 해가 지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미술관을 만들고 "일몰과 함께 폐관하지 않을 수 없다"며 디지털 중심의 사회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 혹은 사람과 자연의 접촉을 통해 차가워진 현대사회를 따뜻하게 녹이려는 것이다. 얼핏 보면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무모한 도전일지 모른다. 하지만 디지털 감성에 길들여진 현대인에게는 한 번쯤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충격요법과 같은 것이다.

    이런 저자의 남다른 도전 뒤에는 현실에 맞서는 고집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패기가 있다. 그는 "30년 건축가 인생을 되돌아볼 때 마음먹은 대로 진행된 작업은 거의 없지만, 한 번 실패하면 실패할 확률이 점차 줄어들기 때문에 계속 도전하고 있다"며 "창조의 출발점은 비판 정신에서 나오고 실제 경험을 통해 시대의 요구를 만족하게 하는 것이 건축 콤페의 진정한 의미"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며 문득 이카로스를 떠올렸다. 이카로스는 하늘을 나는 즐거움에 취한 나머지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가 날개가 녹아 떨어져 죽은 그리스신화 속 인물이다. 사람들은 흔히 이카로스 신화를 두고 과욕이 부른 재앙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의지대로 태양에 가장 가까이 가봤다면 후회는 없으리라.

    인간의 천재성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목표를 이루는 데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태생적인 한계에 굴하지 않고 본인의 능력치를 뛰어넘으려는 도전이야말로 인류가 그동안 쌓아 온 가장 큰 자산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를 세계적인 건축 명장으로 이끈 원동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끈질기게 도전하는 정신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전하는 연전연패의 기록은 역설적으로 연전연승의 기록으로 다가온다.

    ◆ 이 글은 KT스카이라이프의 독서토론회인 '문진회'에서 발간한 독후감 백서 중 김성원 대외협력팀 사원과 지제현 플랫폼사업팀 사원의 글에서 발췌, 요약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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